방탄소년(BTS)이 최근 뉴욕 유엔본부에서 영어로 유창하게 연설을 했습니다.
2018년 9월 24일 방탄소년단의 미국 방문은 실은 영어실력 때문이 아니라 2030년까지 전세계 YOUTH(청년들과 청소년들)의 교육, 취업, 인권, 폭력 등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이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UN입성은 한국인으로서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늘씬하고 훤칠한 키에 노래도 잘 부르고 영어까지 잘하는 방탄소년단. 영어와 관계없이 저희 아이도 방탄소년단의 열열팬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님에게 영어공부를 잘 하라는 잔소리를 더 많이 듣게 되었답니다. 당연히 영어학원들은 이를 통해 아이들을 끌어 모으려는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겠지요.
좁은 국토에서 우리 아이들의 꿈을 키우기에는 이제 한계에 다달았습니다. 특히 북남회담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마당에 이제는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빈 손으로 우리 아이들 나가게 할까요? 안됩니다. 영어라는 무기를 우리 아이들 손에 쥐어주어야 할 때,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로벌 시대에서 영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영어를 못해? 그럼 도태되는거야!' 이런 식이지요.
실은 요즘 왜 한국인들이 영어를 못할까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머리는 월등한 대한민국 시민들인데 왜 영어만 보면 울렁증을 느낄까요? 오래 전에 미국 광고회사에 다닐 때 인도기자와 여러번 한국 제조업체 인터뷰를 다녔는데 인도는 원래 엄청 가난한 나라이지요. GDP 3,800불 (2012 기준). 반면 한국은 현재 1인당 GDP가 38,000불이 넘으니 인도의 10배 부유한 세계 29번째 OECD 입성국가입니다. 그런데 그 가난한 나라에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니면 제가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만 만났을까요? 허긴 말을 들으니 비행기 타고 해외에 다닐 정도의 인도인이면 본국에 가면 그의 뒤로 40-50명의 하인들을 거느리고 다닌다고 하더군요. 특수계층일 수도 있겠지요. 그 인도인은 묻습니다. "너희 나라사람들은 왜 영어를 못해?" 할 말이 없더군요.
요즘 새로운 영어공부 프로그램을 준비하다가 '왜 한국인은 영어를 못할까' 억울하기도 해서 전혀 모르는 뇌 분야 자료를 검색하기 시작했는데 <네이버 지식백과> 에서 오늘도 한 논문 자료를 찾았습니다. 일부 발췌해서 올립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중언어 뇌 연구와 한국인의 ‘영어 뇌’ (뇌과학 경계를 넘다, 2012. 11. 5., 바다출판사)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에는 영어 열풍이 불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영어 뇌, 영어 활성화 세포, 영어 신경망이라는 단어부터 시작해서, 뇌에서 언어를 처리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보다 효율적인 영어 학습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주장, 뇌에 무의식적인 각인을 유도하는 자극법을 통해 영어를 습득하도록 돕는 학습 콘텐츠, 영어 실력을 평가하기 위한 뇌파 검사나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검사 등 영어 학습을 뇌 개발의 차원에서 이해하는 담론이 유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략) 이를 이해하기 위해 이중언어 뇌(bilingual brain) 연구를 통해 새로운 과학적 지식이 생산되는 과정부터, 이렇게 생산된 결과물이 과학자 사회를 벗어나 다른 사회 영역들을 지나는 과정에서 새로운 담론과 실천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따라가 볼 것이다.
차이의 구성: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와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
(중략) 이중언어 구사자(bilingual) 또는 다중언어 구사자(multilingual)는 모국어 이외에 다른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모국어(1차 언어)와 외국어(2차 언어)의 표상과 처리가 동일한 대뇌 영역에서 이루어지는지 아니면 다른 대뇌 영역에서 처리되는지에 대해서는 심리학, 언어학, 교육학, 의학 등의 다방면에서 관심을 갖고 여러 이론을 제기해 왔다.
가장 중심적인 초기 가설은 모국어와 외국어가 서로 다른 뇌 영역에서 처리된다는 것이었는데, (중략) 이에 더해, 이중언어 구사자의 뇌에 직접적으로 전기적 자극을 가하는 실험에서 특정한 언어 능력만이 영향을 받는다거나 (중략) 특정한 언어의 처리 능력만 달라지는 현상들이 관찰되면서 언어별로 다른 뇌 부위가 관여한다는 가설이 힘을 얻었다.
이러한 주장은 1990년대에 들어 이중언어 뇌 연구 분야에서도 fMRI나 PET 등의 기능적 뇌 영상 기술이 널리 쓰이게 되면서 ‘정상인’의 뇌 활동에 대한 관찰 결과를 근거로 뒷받침되기 시작했다. 기능적 뇌 영상 기술이 처음 활용될 당시에는 시각 등의 감각 경험이나 신체적 동작과 같은 비교적 단순한 운동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이 활발히 연구되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언어 구사나 기억 등의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을 수행할 때 활성화 되는 뇌의 부위를 찾는 시도가 늘어났다. (중략)
이 중 가장 많이 인용된 연구인 김(Kim) 등의 연구1)에서 실험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실험 결과가 어떻게 해석되는지 살펴보면,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early bilingual)’와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late bilingual)’ 그리고 이들의 뇌 영상이 보이는 차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fMRI를 이용한 실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실험 대상자와 관찰할 뇌 부위인 관심 영역[region of interest(ROI)]을 지정하고, 연구 가설에 맞는 fMRI 실험 패러다임과 자극(stimuli)을 구성하는 것이다. 김 등은 언어 표현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는 브로카 영역(Broca’s area)과 언어 이해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는 베르니케 영역(Wernicke’s area)을 ROI로 지정하고, 12명의 이중언어 구사자를 피험자로 모집했다. (중략)
이렇게 fMRI 실험을 구성하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이 갖는 수많은 특성들 중 모국어 및 2차 언어의 종류, 언어 습득 시기, 피험자의 나이 및 성별,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손 등 실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여겨지는 특성들만이 추출되었다. 이 중 연구 가설에서 시험하고자 하는 2차 언어의 습득 시기를 평균 11.2(±1.5)세로 일정하게 맞추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요소들에 대해서는 해당 연구자 사회 내에서 차이가 없다고 인정할 만큼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실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하나, 즉 2차 언어의 습득 시기로 고정되었다. 이렇게 12명의 사람들은 2차 언어의 습득 시기가 빠른 피험자와 늦은 피험자, 즉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와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가 되었다. (중략)
이러한 fMRI의 특성을 고려하여 김 등이 피험자에게 수행하도록 한 작업은 특정 언어를 지정하는 지시문에 이어서 나오는 아침, 오후, 저녁에 해당하는 삽화를 보고 전날의 해당 시점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해당 언어를 사용해서 마음속으로 말하는 것(internal speech)이었다. 즉, 마음속으로 문장을 생각하는 일이 언어 구사를 대표할 수 있는 작업으로 선택되었다.
피험자가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fMRI를 통해 산출된 뇌 활성 이미지를 관찰한 결과,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의 경우 브로카 영역에서 1차 언어와 2차 언어가 처리되는 뇌 영역이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다고 나타난 반면([그림 1] 참고),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의 경우 1차 언어와 2차 언어가 거의 동일한 브로카 영역에서 처리되었다. 베르니케 영역의 경우에는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와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 모두에게서 1차 언어와 2차 언어를 처리하는 영역이 구분되지 않았다. (중략)
이러한 데이터들을 통해 김 등의 연구자들은 언어의 습득 시기가 브로카 영역의 기능적 조직(functional organization)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갓난아기일 때 특정 언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과정에서 기능적으로 조직된 브로카 영역의 일부 부위는 이후에 변형되기가 어려우며, 따라서 어른이 된 후에 습득한 2차 언어의 경우 이 부위가 아닌 주변부 피질 영역을 동원할 필요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림 1] 김 등의 연구에서 후기 이중언어 구사 피험자의 브로카 영역의 뇌 영상으로 제시된 그림
뇌 영상 중 특히 활성화 되는 복셀 부분만을 확대하고, 모국어로 작업을 수행할 때 활성화되는 영역은 붉은색으로, 2차 언어에 대해서는 노란색으로 표시해서 차이를 명확히 드러내 보여 주고 있다(Kim et al., 1997).
이러한 연구 결과에 반대하며, 서로 다른 언어를 처리하는 뇌의 영역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논문들도 속속 게재되었다(Klein et al. 1999; Chee et al. 1999; Hasegawa et al. 2002 등). 또한 언어 처리의 과정에서 동원되는 뇌의 영역은 언어 습득 시기뿐만 아니라 언어의 유창성(language proficiency), 언어에의 노출(language exposure)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원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김 등과 같이 언어 습득 시기만을 언어별로 관장하는 뇌 영역이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의 원인으로 꼽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있었다(Sakai 2005). 또한, 연구자별로 fMRI 실험을 구성하는 방식이 상이한 데서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Vingerhoets et al. 2003). (중략)
문제의 구성: 영어 습득 시기의 문제
김 등의 연구는 태아 동영상 서비스 및 온라인 영어 태교 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베콤(bebecom)이라는 (중략) 곳에서 연구를 하는 김효승 박사는 사람의 뇌는 어떻게 여러 가지 언어를 배우게 되고, 언제 배워야 효과가 있는지를 연구한 끝에 흥미로운 결과를 알게 되었다. 12세 이전에 제2 외국어를 배운 경우와 12세 이후에 제2 외국어를 배운 사람이 사용하는 뇌 영역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즉, 어릴 때 제2 외국어를 배운 경우는 모국어 영역과 활성화 부위가 같고 12살 이후에 배운 경우는 뇌에서도 모국어와 제2 외국어의 영역이 확실히 분리되는 것을 관찰했다. 그럼 뇌의 영역이 분리되는 시점은 언제이냐?라는 의문에는 아직도 학계의 논란이 많지만, 실험 결과상 12살 이전에 제2 외국어를 배우면, 이미 아이들의 뇌에는 제2 외국어가 아니라 모국어로 인식이 되어 입력이 된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결론이라고 했다.2)
이러한 설명은 과학적 이미지와 함께 제시되었는데, 사용된 과학적 이미지는 김 등의 논문에서 제시된 이미지들 중 대표적인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인 피험자 G의 브로카 영역에 대한 영상과 대표적인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인 피험자 A의 브로카 영역에 대한 영상이 나란히 제시되었다([그림 2] 참고).
여기서,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의 뇌 영상은 논문의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했지만,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의 뇌 영상은 피험자 A의 뇌에서 모국어인 영어와 2차 언어인 프랑스어가 표상되었던 영역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꽂음으로써 각 언어 처리 영역의 분리를 좀 더 가시적으로 표시했다. 또한, 성조기와 태극기는 영어와 한국어 처리 영역의 분리를 의미함으로써 이 사이트를 방문하는 주요 고객인 한국인 부모의 주의를 끌도록 만들어졌고, 그림 아래의 캡션은 12세 이전과 이후를 강조함으로써 12세 이후에 영어를 배울 경우 한국어와 영어가 서로 다른 뇌 영역에서 처리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을 돕는다. 즉, 김 등의 연구 결과는 12세 이전에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문제를 강조하는 데 활용된 것이다.
[그림 2] 베베콤 사이트에 제시된 언어 표상 영역에 대한 과학적 이미지
Kim et al.(1997)에 제시된 이미지들 중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피험자 G)의 브로커 영역에 대한 이미지(왼쪽)와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피험자 A)의 브로커 영역에 대한 이미지(오른쪽)가 제시되었다.
김 등의 연구 결과 및 함의에 대한 소개에 더해, 베베콤에서는 인간의 뇌와 언어 처리 영역을 컴퓨터 및 폴더로 비유함으로써 실험 결과에 대한 해석을 좀 더 쉽게 제시하고자 했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더욱 구체화 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좀 더 쉽게 컴퓨터로 비유를 하면, 파일을 열려고 할 때 여러 폴더에 저장해 놓은 것을 열려면 시간이 걸리고 능률도 떨어진다. 하지만 한 폴더에 저장해 놓은 것을 꺼내는 것은 쉬운 일인 것과 같다. 뇌는 제2 외국어를 언제 배우느냐에 따라 저장된 영역이 확연히 구분된다는 사실이다. 어렸을 때 영어를 배운 아이들은 발음도 원어민 같고 술술 대화를 하는 반면, 나중에 배운 아이들은 발음도 딱딱하고, 영어 인사말 하나 말하기도 힘들어 하는 이유를 뇌 과학으로 증명한 것이다. (중략)
우선, 태아와 신생아의 뇌 발달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면서 이 시기에 적절한 뇌 발달을 유도하는 것이 아이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고, 이중언어 발달은 특히 0세부터 3세 사이에 이루어져야 모국어와 동등한 정도로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결정적 시기 가설(critical period hypothesis)’을 소개한다. 이때, 태아기와 유아기에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은 인위적인 노력에 의거한 ‘학습’과는 구분되는, 유전적·생물학적 요소에 의한 자연적이고 무의식적인 ‘습득’ 과정이다.
이렇게 학습과 구분되는 습득의 개념을 설명함으로써, 태아와 신생아도 충분히 외국어 능력을 체득할 수 있는 상태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 시기에 이루어지는 체득이야말로 ‘내재적 언어 습득 장치’를 통해 언어 능력을 근본적으로 기르는 과정임을 주장하고 있다([표 1] 참고).
[표 1] 베베콤에 제시된 학습과 습득의 구분
학습 | 습득 |
---|---|
의식적 과정 | 무의식적 과정 |
언어에 관하여 알고 있음 | 언어를 알고 있음 |
의식적인 언어 지식 있음 | 무의식적인 언어 지식을 갖고 있음 |
규칙을 의식적으로 알고 있음 | 규칙을 의식적으로 모르고 있으나, 어감이나 느낌으로 비문과 적문을 구분할 수 있음 |
공식적인 정식 교육 학습 | 자연적인 학습, 비공식적 학습 |
환경, 경험적 영향이 중요 | 유전적, 생물학적 요소가 중요 |
내재적 언어 습득 장치가 꼭 있어야 할 필요성은 없음 | 내재적 언어 습득 장치가 있어야 함 |
이러한 구분에 이어 등장하는 김 등의 연구는 태어날 때부터 외국어를 접한 사람과 12세 이후에 외국어를 접한 사람을 비교해서 보여 주는 과학적인 연구 결과로써, 12세 이후에 영어를 접하면 자연적인 습득이 아닌 의식적인 학습으로만 영어 능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영어와 한국어를 관장하는 영역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중략)
실천의 구성: 영어 뇌 만들기
(중략) 2008년 10월 4일 저녁 7시에 방영된 〈과학 카페〉의 서브 코너로 마련된 〈영어의 과학: 뇌를 알면 영어가 보인다〉는 영어와 뇌의 관계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조기 영어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방영되었다.
이 방송은 2008년 당시 일부 초등학교에서 영어 몰입 교육이 시행되는 등 세계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수단이자 경쟁력으로써 영어 실력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실태를 소개하면서, 학원가와 여러 학습 서적들에서 제시하는 ‘영어 뇌’, 즉 우리 머릿속에 영어를 잘하게 만드는 뇌의 영역이 실제로 존재하는가를 질문으로 삼는다.
특히, 이 영어 뇌는 토플과 같은 시험 성적이 아닌, ‘실질적인 영어 실력’인 의사소통 능력에 관련된 부분이라고 강조되는데, 이는 토플 시험 응시자 수와 평균 점수 모두 국제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하는 우리나라가 실제로는 영어 의사소통이 가장 어려운 나라로 꼽히고 있는 상황을 꼬집어 말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영어 회화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들의 경험과 연결되면서 최근 들어 출판된 영어 교육 서적들 중 다수가 영어 뇌를 만들라는 주문을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영어 뇌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밝히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서는 김 등의 연구와 유사한 실험을 재연한다. 실험 대상자는 8살 때부터 3년 정도 미국 생활을 한 뒤 외국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여학생 1명과 대학 때부터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해서 영어 능력을 키운 남학생 1명으로 구성되었고, 두 피험자의 영어 유창도는 유사했다. 이들이 fMRI 자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에 이어, 한국어와 영어의 단어나 문장으로 이루어진 fMRI 자극의 예시들이 화면에 나타났다.
실험 결과로는 [그림 3]과 같은 이미지와 함께, 두 피험자 모두 브로카 영역이 활성화되지만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인 남학생에게서 훨씬 더 광범위한 영역이 활성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을 제시했다. (중략)
[그림 3] 〈과학 카페〉에서 제시한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와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의 fMRI 영상
그러나 프로그램의 후반부로 갈수록 영어를 배우기에 가장 좋은 시점에 대한 결정적인 실험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하면서, 결국 얼마나 더 잘하느냐가 활동하는 뇌의 영역을 결정하며 이러한 영어 실력은 개인의 노력에 의해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영어 교육 전문가인 데이비드 김은 뇌가 활발히 형성되는 시기에 언어를 배우는 것이 유리하긴 하지만 개인의 열정과 자신감이 언어를 배우는 데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5) 또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남기춘 교수는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뇌가 변화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뇌의 변화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효율적인 학습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언어를 배우게 되면 뇌가 변화가 되는 거예요. (···) 어떤 방법은 그 변화를 더 빨리 가게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어떤 방법은 상대적으로 좀 느릴 수 있는 거죠. 그런 걸로 보면 외국어 학습에 따라서 변화하는 뇌를 척도로 삼아서, 좋은 학습법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별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영어 실력은 뇌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변화와 직결되고, 이것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습득 시기뿐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노력이 포함되었다. 이로써 영어 회화 능력을 신장시키고자 하는 개개인은 효율적인 영어 뇌를 갖는 객관적 자아의 모습을 각자 실현해야 하는 행위자로서 구성되었다.
양육되는 뇌와 뇌 결정론
또한, 국제화 시대의 경쟁력인 영어 회화 실력을 갖추지 못한 한국인들에게 불어닥친 영어 열풍 속에서 영어 뇌 담론을 해석해 내는 TV 프로그램의 맥락에서는, 제대로 된 영어 실력은 토플 점수가 아닌 의사소통 능력으로, 그리고 그것은 영어 유창성이라는 현상적 차원을 넘어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가의 문제로 구성되었다. 결국 이러한 영어 뇌가 만들어지기 위해서 요구되는 것은 조기 이중언어 교육을 포함하여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끊임없는 노력이었다.
이렇게 과학에서 만들어진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와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의 차이가 언어 습득 시기의 문제와 영어 뇌 만들기라는 실천으로 구성되는 과정 속에서, 뇌와 영어 능력 사이의 상관관계 또는 인과관계는 점점 더 강한 형태로 변화되었다. 김 등은 논문을 통해 6명의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와 6명의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가 갖는 속성들 중 유일한 차별적 요소인 2차 언어에의 노출 시기의 빠르고 늦음이 차별적인 뇌 영상 결과와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연결 관계를 해석하기 위해 여러 가지 추측과 해설이 덧붙으면서 언어 습득 시기와 뇌의 활성화 차이의 관계가 만들어졌고, 이것은 뇌과학자 사회 내에서는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중략)
이 가운데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도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뇌의 구조와 기능이 영어 구사를 비롯한 고차원적인 인지 과정이나 행동과 끈끈하게 연결되는 과정에서 뇌 결정론, 즉 뇌 구조와 인간의 능력 사이의 인과관계가 더욱 확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중략)
[네이버 지식백과] 이중언어 뇌 연구와 한국인의 ‘영어 뇌’ (뇌과학 경계를 넘다, 2012. 11. 5., 바다출판사)
유아기에 12세까지 영어 뇌 만들기에 늦어져 이미 굳어버린 우리 아이들의 영어뇌. 그러나 이제는 <후기 언어 습득자>로서 '영어 뇌'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시간은 늦지 않았습니다. 언어 '습득'(acquisition)이 아닌 '학습'(learning)을 통해서 '영어 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뇌의 후두엽에서 자극이 전달되고 전두엽을 통해 올바른 판단이 이루어지는데 특히 예민한 사춘기에는 이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출처: EBS 동영상, 2010.6.22)
생각에 따라 '학습'으로 만든 <영어 뇌>는 '습득'으로 저절로 만들어진 <영어 뇌>보다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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